물어보면 끝날 것 같은데, 물어봤다가 진짜로 끝날까 봐 못 묻고 계시죠. 그래서 대화를 다시 읽으면서 혼자 근거를 모으는 중이고요.
이 상태가 오래 가는 데는 이유가 있어요. 사람들이 근거로 삼는 것 대부분이 실은 아무것도 안 알려주거든요.
이건 근거가 안 돼요
- 답장이 빨리 와요. 폰을 자주 보는 사람일 수 있어요
- 이모티콘을 많이 써요. 원래 말투일 수 있어요
- 새벽까지 대화가 이어져요. 그날 잠이 안 왔을 수 있어요
- 리액션이 좋아요. 누구한테나 그럴 수 있어요
전부 상냥한 사람이면 그냥 나오는 것들이에요. 마음이 있어야만 나오는 게 아니라서 근거로 쓰면 계속 헷갈려요.
이건 근거가 돼요
반대로 마음이 없으면 잘 안 나오는 게 있어요. 셋 다 공통점이 있는데, 상대가 뭔가를 먼저 내놓는다는 점이에요.
- 약속을 상대가 먼저 꺼내요
- 다음에 언제 볼지를 대화 안에서 잡아요
- 묻지 않은 자기 얘기를 해요
특히 두 번째가 중요해요. "언제 밥 한번 먹자"는 누구나 하지만 "다음 주 목요일 어때"는 마음이 없으면 잘 안 나옵니다.
같은 문장인데 갈리는 경우
문장만 떼어놓고 보면 구분이 안 될 때가 있어요. 앞뒤를 같이 봐야 갈려요.
나 이번 주말에 시간 비어
오 뭐하게?
딱히 계획은 없는데 저번에 말한 그 전시 아직 하더라
토요일 오후 어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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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간을 비웠다고 먼저 알리고, 갈 곳과 날짜까지 상대가 다 꺼냈어요.
- 약속 제안이 상대 쪽에서 시작됐어요
- "언제 한번"이 아니라 요일이 나왔어요
- 전에 나눈 대화를 기억하고 다시 꺼냈어요
주말에 그 전시 갈 사람 구하는 중인데ㅋㅋ
ㅋㅋㅋ재밌겠다
같이 갈래?
오 좋지 언제 한번 가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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거절은 아닌데 날짜로 넘어가지 않고 있어요. 제안은 계속 이쪽에서 나가고 있고요.
- 두 번 다 대화를 이쪽에서 열었어요
- "언제 한번"에서 멈추고 날짜가 안 나왔어요
- 상대가 꺼낸 화제가 이번 대화에 없어요
"좋지"까지만 보면 둘 다 긍정이에요. 그다음 한 줄에서 갈립니다.
그래도 모르겠으면
위에 있는 세 가지가 두 달 동안 한 번도 안 나왔으면, 대화를 더 읽어도 답은 안 나와요. 그때는 물어보는 게 빨라요.
물어보는 게 무서운 건 관계가 끝날까 봐서인데, 세 가지가 한 번도 안 나온 관계는 이미 시작을 안 한 상태예요.
예시 대화는 설명하려고 지어낸 것이고 실제 이용자 대화가 아니에요. 판독 점수도 정답은 아니고 정황으로 짚어본 추측이에요.